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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책

 

TP 저 / 12권 완결

서양판타지 시대물 회귀물 빙의물 미인공 능글공 헌신공 미인수 까칠수 계략수 

 

리디 작품 소개란 발췌

스티그마타 (Stigmata), 성흔(聖痕); 사람의 몸에 생긴 징표 중에서 특별히 종교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흔적.

어린 시절 끔찍하게 학살당한 마을에서 기억을 잃은 채 구조된 시온.
굴곡 없는 삶을 살길 희망하며 이웃 마을 신전의 견습 신관으로 지내던 중, 우연히 대신관 파르벨로네를 구해 주고 그의 호의로 성국의 수도 제온에 올라가게 된다.
그로부터 5년 뒤. 시온은 ‘가져서는 안 될 것’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지하 감옥에 갇혀 성왕 시에나스에게 모진 고문을 받고, 믿었던 파르벨로네에게 배신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숨을 거둔다.
그러나 다음 순간 시온은 5년 전 성왕의 즉위식 날, 다름 아닌 시에나스의 몸에서 눈을 뜨게 되는데….

 

-

 

갱님이 소매넣기해서 갑자기 책 11권을 손에 쥐게 된 김첨지의 럭키데이(가명).

정신을 차리니 드씨를 구매하고 싶어 안달복달하는 오타쿠가 되다?!

 

아무튼… 와 이거 완전 재밌습니다. 아마 2019년도부터 지나가다 언뜻언뜻 이름을 듣긴 했는데 와 뭐야 스마타야? 이지랄… (후반부에서 스마타를 하긴 하니까 사실상 닉값하는 소설 아닐까?)상당한 신성모독적 발언을 내뱉었는데 알고보니 성흔이란 뜻이었다네요 제목 잘 지었다고 생각함 결국 소설 전체를 꿰뚫는 중심 소재이기 때문에... 원래 글 제목 짓는 게 가장 어렵잖아요? 근데 스티그마타는 정말 제목이 스티그마타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있음.

 

요약: 1차 비엘이라기엔 판타지 소설 같고 판타지 소설이라기엔 성경 같다. 근데 이제 거대한 사랑을 곁들인

 

솔직히 말해서 읽기… 쉬운 소설은 아니었습니다! 현재 내 상태 요약! 긴 문장 읽기 힘들어함! 사람 이름 외우는 거 싫어함! (그래서 일본 추리소설 안 읽는다!) 상황 어떻게 돌아가는지 맥락파악 못 할 때 많음! 이런 주제에 용케도 데모닉을 읽었구나! 아니 데모닉까지가 딱 마지노선이었던 거 같기도 하고? 사실 데모닉도 제대로 이해 못 한 것 같기도? 아무튼. 작가님이 배경 설정에 상당한 고민을 하시고 설정 꼼꼼하게 갈아넣으신 게 느껴짐. 그래서 더 "판타지 소설에 BL 넣은 느낌" 을 강하게 느꼈어요. 이건 리뷰란에서도 얘기가 좀 갈리던데……. 판소치고는 BL이 많음! 당연함! BL임! 근데 BL치고는 판타지 관련 내용이 많음! 길고 자세함! 그걸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웹툰 스티그마타(리디에서 곽종필 작가님이 연재중! 너무너무 재밌다!)

 

리디 작품 소개란에 적혀 있으니 굳이 제가 두 번 설명할 필요는 없지만서도 전 처음 보고서 이게 뭔솔? 했기 때문에... 프롤로그 정도는 얘기해 볼까 합니다.

 

스티그마타는 빙의물입니다. 주인공 시온은 기억을 잃은 채 불타는 마을에서 죽을 뻔하다 구조되어 시골 마을에서 살고 있습니다. 평화롭고 조용히 살다 가는 게 본인 삶의 목표인 사람이에요. 근데 성왕이 데뷔... 아니; 즉위하는 날에 이러쿵저러쿵 하다가 우연히 대신관 '파르벨로네'를 만나서 인생이 180도 바뀝니다. 파르벨로네의 목숨을 구해 줬다는 이유로 함께 수도에 올라가게 되어 파르벨로네 옆에서 그를 보좌하는 삶을 살게 돼요. 그리고 5년 뒤... 파르벨로네가 시온을 성왕에게 팔아넘겼고, 시온은 '너같은 천한 놈이 감히 지녀선 안 될 무언가'를 가졌다면서 성왕한테 고문을 받다가 죽습니다. 죽는 도중에 어떤 간절한 소원을 빌고...

...그리고 눈 떠 보니 5년 전 세계, 본인을 고문했던 성왕 '시에나스' 의 몸에서 깨어나게 되는 것까지가 프롤로그입니다.

 

뭐랄까 상당히 임팩트 있는 출발선인데요. 이정도까진 저도 요약 가능합니다. (축하드려요)

근데 위에서 적었다시피 상당히 볼륨 있는 판타지 소설 느낌이 좀 있어서... 무엇보다 정쟁이 주 배경이에요. 사실 없어서는 안 될 내용이기도 하죠... 시에나스는 한 국가를 다스리는 성왕이고 파르벨로네는 성왕의 검, 가장 가까이에서 성왕을 보호하고 서포트하는 역할이니까. 온 나라가 성왕을 중심으로 돌아가니 자연스레 성왕만이 개입할 수 있는 일, 귀족들의 권력다툼, 성왕 시에나스의 집안 내력, 파르벨로네의 과거 등등등... 시골의 견습 신관이던 '시온' 일 때는 알 수 없었던 일들이 한꺼번에 밀려 들어오니 읽는 독자에게도 성왕 몸에 들어간 시온에게도 상당한 고역입니다. 근데 제 이해력이 후달리는 게 커서 님들한텐 또 괜찮을지도 모르겠네요... 뭐 암튼 이래저래 흘러가는 맥락 파악 정도는 했읍니다.

 

암튼 그래서 전 좀 판타지 소설 읽는 기분으로 읽었어요. 중간중간 집중 안 될 때는 그냥 흐린 눈으로 훌훌 읽기도 했습니다. 귀족 이름을 좀 외워둘 필요는 있어요. 중요한 사람들은 외전을 제외한 본편 8권에서 끊임없이 언급되고 사건을 일으키고 세력 다툼을 하고 시에나스를 견제하고 하기 때문에... 주된 내용이 '시온과 파르벨로네의 사랑'인 것은 변하지 않지만. 결국 사랑하기 위해선 주변을 정리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태평성대를 위해서... 시온은 이제 성왕이니까... 그래요. 둘은 사랑을 합니다. 둘은 사랑을 합니다. 

 

진작 읽을걸, 하는 후회는 들지 않으나... 왜냐면 지금에서라도 읽게 된 게 기뻤을 정도로 재밌는 소설이었고 입맛에 맞았고 지금도 외전 4편 1/3 남겨놓고 아이고 그거 다 먹으면 끝인데 하고 교실 문 너머로 지켜보는 아저씨 짤 되고 있어서요. 언제 보시든 상관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걍 묵혀 뒀다가 나중에 읽으셔도 될 거예요. 근데 지금 읽으면 더 좋고... 존잘님들은 언제나 트청을 돌리기 때문에... 하여튼. 난 판타지 배경 소설+근데 궁중물+근데 이제 정쟁을 곁들인+자세한 설명이 좋은+거대한 흐름이 있는+근데 이제 등장인물이 사랑을 하는=게 좋다면 스티그마타를 적극 추천합니다. 그리고 작가님이 티키타카를 잘 써요. 전 좀 능글능글하고 가벼워 보이는데 또 헌신하는 공을 너무너무나 좋아하거든요? 파르벨로네가 딱 그런 타입이랄까... 근데 나 지금 누구한테 설명하니? ㅠㅠ 설명문 되니까 이전에 썼던 리뷰 다 음슴체였는데 갑자기 존대 됨... 저도 모르겠습니다 이젠...

 

새삼 제 리뷰는 리뷰라기보다 그냥 단순한 '이 장면이 좋았고 이 문장이 좋았고 어쩌고저쩌고'이기도 하고... 요약하는 거 잘 못 함+굳이 검색엔진 타고 온 누군가에게 설명을 돕는 글이 아니기 때문에 가타부타 스토리 전체를 읊지는 않고 (여태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냥 발췌짤 읽으면서 복기해 보는 정도로만 짚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뭔가 위에 더 적었었는데 티스토리 이 시발놈이 멋대로 자동저장도 안 하고 홀라당 날려버렸네요? 걍 리뷰 잇습니다.

 

 

 

 

(여기서부터 스포 있음)

 

 

 

 

파르벨로네는 상당히 간지가 나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정도냐고 하면 딱 초등학교 때의 럭키데이가 그놈은 멋있었다 읽고 감성에 젖었을 만치… 그래서 초반부에 사람들이 BL에서 흔히 찾는 로맨스(당연하죠 LOVE잖아요?) 기미가 옅었음에도 마저 읽게 도와주는 건 파르벨로네의 매력 같다고 생각했음. 예전부터 사랑받았던... 사실 사랑 안 할 수가 없는 속성이랄까? 속에 뭔 뜻을 품었는지 좀처럼 알 수 없는 의뭉스러운... (흑발의) 잘생긴 공... 음...... 정말 좋다. 심지어 금욕을 추구하는 성직자인데 이런 얼굴? 엄마야~

 

진짜 좋다. (종필님 파벨 짱~)

 

아무튼 파벨 얘기를 마저 하자면; 3권의 저 부분에서 가슴이 울렁울렁했습니다 저때까지도 시온(을 포함한 독자=나)은 파벨의 의중을 몰랐고 배신당했다는 충격이 가시지 않아서... 파벨을 의심하게 되는 건 당연한 수순인데도 저런 표정을 묘사하다니? 이자식이 우리를 어디까지 속아넘기려고 드는가 아님 정말로 지고지순한 사랑인가? 어느 쪽이든 좋지만... 사실 후자이길 바랐음...

 

 

기폭제가 되었다고 해야 하나 도화선이 되었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2권의 저 장면. 저때쯤 아 시온에게도 뭔가 일어나는구나! 싶었던 심정이었달까... 빙의물 주인공들이 대체로 그렇긴 하지만 시온은 유독 배경(파벨을 보좌했던 시절) 탓을 톡톡히 봐서 크게 당황하지 않는다고 느꼈거든요. 시온이 흔들린다면 어떤 계기일까 싶었는데 저는 사소한 이유로 멘탈 달그락거리는 수를 좋아해요... 아니 수에 한정된 얘기만은 아니고... 아무튼......... 독 먹고 쓰러지는 시츄도 정말 좋아했기 때문에. 아 너무 좋앗다... 아 근데 너무 가슴이 북북 찢어질 것만 같다. 솔직히 이 리뷰 자체가 거대한 '아 이부분 존나 좋다'의 반복이긴 한데 아무튼 좋았습니다.

죽고 싶지 않다니

당연함 시온 이미 한번 죽었음

또 죽고 싶지 않은 게 당연하지 그걸 눈앞에서 보는 파벨 마음은 어땠을까요 겨우 15년 기다려서 여기까지 와서 만났는데 또 홀라당 모든 게 날아가버릴 위기... 휩쓸고 지나간 지금 파벨이 뭔 심정으로 본인도 독을 먹었는지 알게 됐고 심장이 두배로 찢어짐.

 

그리고 저는 티키타카에 재주가 없기 때문에.

티키타카는 센스랄까 많은 걸 보고 듣고 습득해서 구체화된 작가의 능력이랄까. 짧은 대화를 핑퐁하면서 미소짓게 만드는 재주가 얼마나 귀한데요 그런 의미에서 티키타카 잘 쓰인 소설을 정말 좋아해요. 스티그마타의 장점 중 하나로 저는 티키타카를 가히 꼽고 싶습니다... 진짜 너무 웃기고 골때림 파르벨로네 정수리 깡!! 하고 때리고 싶음 근데 귀여움... 시온이 어버버; 하면서 휘말리다가 결국 꽁!! 하는 것도 좋아요 둘다 한 마디도 안 지려고 함 근데 대체로 시온이 짐 가끔 파벨이 말문 막히면 아주 속이 시원했고... 티키타카 발췌한 거 엄청 많은데 아래에서도 드문드문 꺼내볼 예정.

 

아 이거 성경이구나... 했던 부분. (ㅋㅋㅋ)

 

걍... 귀여워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꿀벌이야? 한 방 쏘면 죽게? ㅡㅡ

 

왐마야~ 했던 부분... 파르벨로네가 시온 앞에서 툴툴거릴 때 너무 귀여움 바보멍청이강아지아기파르벨로네 (시온:??)

칭얼거린다고 해야 하나 괜히 뿌비작... 툭툭... 부비적... 하는 공을 그만 좋아해야 하는데... 파벨이 꾸준하게 시온한테 질척... 질처억... 찐득... 아무리 얻어맞아도 굴하지 않고 치대는 게 넘 웃기고 귀여웠음...

 

그리고 리뷰란에서인가? 시온이 시에나스 되고 나서 원래 파벨이 시온한테 보이던 (뭐... 시온의 콩깍지+파벨의 이미지관리가 컸겠지만) 데드섹시함이 사라져서 아쉽다는 분들이 꽤 보이더라구요 너무 능글맞고 가벼워졌다~ 하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라... 뭐... 그리고 작품 전체에 좀 개그틱한 분위기가 있어서... 전혀 안 개그스러울 것 같은데 갑자기 습격하는 그 티키타카 개그가 감칠맛나고 저는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 개그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게 파르벨로네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마 추리고 추린 발췌짤 (원래 더 많았음)

솔직히 파벨이 시온의 정체를 눈치챈다면 '원래의 시에나스가 하지 않았던 행동들'에 유추해서 알아차릴 줄 알았는데... 시온이 회귀한 그 순간부터 알아차렸다니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니 너무 지독하게 로맨틱하지 않나요

그래서 스티그마타가 결국은 시온과 파르벨로네가 사랑하는 이야기고 사랑으로 인해 돌아가는 세상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듯... 15년 동안 파르벨로네가 얼마나 시온을 곱씹었을지 눈이 벌개져서 찾았을지 희미해지는 목소리와 얼굴을 거듭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을지 그런 걸 생각하면 또 가슴이 박박 찢어짐 나같으면 처음 시온이다 알아차렸을 그 순간에 와락 끌어안았음 하여튼 참 파르벨로네도 단단하고.........

<이번에는 실수하지 않을게> 이 대사, 루프물이나 회귀물에서 보이는 맛간 놈들의 마인드가 보여서 좋아요.

 

왜 그렇게 파르벨로네가 자기희생을 바랄까, 죽지 않고 시온 곁에서 그를 끝끝내 보좌하는 게 오히려 더 시온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 아니었을까 하고... 후반부나 리뷰란 읽으면서 든 생각이었는데, 또 파벨 성격 떠올려 보면 당연한 수순인 것 같기도 함.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모르고 그럴 때마다 자신이 확실히 지켜줄 수 있을지(무슨 일이 있어도 목숨을 던져서 바칠 테지만)... 는 둘째치고 자신 때문에 시온이 스스로의 삶을 포기하는 일이 또 생긴다면,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으니까... 또 15년이 반복된다는 확신이 없으니까. 이 세계에 시온이 없는데 만약 다음 세계가 시작된다 해도... 시에나스의 몸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하는 그런 끊임없는 자문의 회로에 갇혀서......... 뭐........ 아무튼 파벨도 용케 정신 유지한 게 용할 정도고 그래서 가장 본인이 생각할 수 있는 부담 없는 방법으로 시온을 지키려고 했던 것뿐이겠지 ...

나도 그렇게 하고 싶어 시온 그렇지만..........

그러니 성하께서는 그 어떤 걱정과 염려도 하지 마시고 오직 성하,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시면 됩니다.

하아............................. 그니까 파르벨로네는 시온에게 '날 위해 죽지 마' 하는 거잖아............

 

 

하 이 엇갈리는 감정선 너무 좋다

파르벨로네는 처음부터, 그러니까 아주 처음의 처음부터 시온을 위해주고 있었던 거지 시온이 의심하는 그 순간마저도

 

그러니까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려야 하는 시간' 말이죠.

긴 고문이잖아요? 차이가 있다면 시온은 파벨의 존재를 알고 파벨은 시온의 존재를 몰랐다는 것 정도. 시온이 십자가 짊어지고 5년 동안 걷는다면 파르벨로네는 십자가에 매달려서 15년을 보냈다... 는 느낌일까... 어느 쪽이든 고통스럽겠지만 이 과정으로 시온이 파벨의 마음을 이해하고 더 애틋해지고 그 미칠 것 같은 곪아버린 속마음까지도 (ㅠㅠ) 닮게 된다는 게 힘들고 좋았어요 결국 둘 다 그저 상대방의 행복을 바랐을 뿐인데 어째서 이런 고통을...

그니까 영원한 행복(천국)을 위해서는 희생과 기다림이 있어야 한다는 그런.

성경이네요.

 

아니 대사가 너무 좋아서 .... 좋아하는 것들밖에 없어서 딱히 여기다 추가적으로 덧붙일 말은 없는데 빼지를 못하겠음 그냥 내가 너무 좋아하는 뉘앙스의 대사들이고 너무 애틋하고 너무 사랑을 하고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파르벨로네가 본편 내내 얼마나 혼자 애틋하고 혼자 사랑하고 혼자 그리워했는지 낭낭하게 보이는 대사들이라 어금니 갈림

 

스티그마타 관련 모든 표지에서 시온이 휘광, 빛을 두르고 있다는 게 느껴졌는데 이 대사로 확실한 비유임을 느꼈음

그리고 어두운 복도 걸으면서 홀가분한 해방감 느끼는 파르벨로네 뒷모습이 너무 잘 느껴져서 좋았던 부분...

'제 역할' 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숭고함마저 느껴짐

 

그리고 이 리뷰 적는 동안 외전4를 힘겹게 다 읽었음. 정말 아껴 두고 싶었다... 외전5는 현대물이겠죠? 티피님 믿어요... (티피님: 어리둥절)

이게 정말로 회귀물의 로맨틱한 점 같아요. 네가 언제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든 난 알아볼 수 있어. 그리고 사랑하게 될 거야...

정말 시공간을 넘나드는 불멸의 사랑 아닌가........... 정말 낭만적이야.

그리고 끊임없이 파르벨로네가 겨울에 비유되고 눈 속에서 살아남았으며 설산 사이에서 돌아오고 성흔을 받고 아무튼 그의 세세한 점이 전부 눈=겨울에 얽매여 있는데 끝끝내 눈 녹는 봄이 오고 따뜻한 봄바람을 시온이랑 함께 맞게 된다는 점이 좋았음 ...

그래도 겨울은 계속 오고 파벨의 고향이 변함없이 눈에 뒤덮여 있어도 시온과 함께 있다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걸... 외전으로 강하게 느껴서 행복했네요 눈싸움 많이 하렴

 

 

그러고 보니 원래의 '시에나스'는 시온이 그 몸에 들어온 순간 어떻게 된 건지 그냥 '없던 존재'가 되어 소멸된 건지?  그게 좀 신경 쓰였다... 뭐 없는 게 좋을 거 같긴 함... 본문 안에 언급됐는데 내가 못 보고 지나간 건가 싶기도 하고… 시온이 회귀하기 바로 전 시점까지도 시에나스 델 마이예의 영혼이 존재한 건 명확한데 시온이 들어온 순간 사라진 거라면 다른 어떤 곳으로 옮겨갔을지(높은 확률로 패악부리다가 죽었을지도) 아님 시온 몸으로 들어갔어야 했는데 회귀 후 세상엔 시온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니 자연소멸된건지...

 

솔직히 시온 외형보다는 시에나스 외형이 더 취향이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비주얼적으로도 이쪽이 좀 더 어울리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봄 뭐 파벨이야 외관이 어떻든 시온이면 되니까 상관없었겠지만; 예전 시에나스 보면서 파벨 얘는 비위도 참 좋다... 싶었어...

 

어라 어떻게 마무리하지 재밌었어요 이제 돈 모아서 드씨 사려고요 재밌는 작품 읽으면 느껴지는 포만감은 평생 가도 꺼지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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