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공포, 스릴러, 미스터리, SF, 스포일러
감독/각본: 조던 필
출연: 대니얼 칼루야, 키키 파머, 스티븐 연
12세 이상 관람가
내가 또 가증하고 더러운 것들을 네 위에 던져 능욕하여 너를 구경거리가 되게 하리니 (나 3:6)
간만에 문화생활이란 것을 좀 하고 왔기 때문에 적어볼까 하고…
물론 얼마 전에 <헌트> 봤지만 뭐 감상평이랄 것도 없이 그냥 '안들려 안보여 탕탕탕 끝' 이었기 때문에… 그래도 <놉> 은 그에 비해 좀 기록하고 싶어질 정도로 재미가 있었으니까 적어보겠습니다.
참고로 이 게시글에 영화 내에서 보여주는 미장센에 대한 해설/평가/그 외의 어쩌구는 하나도 없으며 유용한 정보값을 얻고 싶으시면 그냥 나무위키 항목 보시거나 이동진 평론가 시사회 후기를 검색해보세요 (저도 그러려고요.)
그냥 "와 쩔엇다" "아 좋앗다" 하려고 쓰는 게시글이기에.
하여튼 <헌트> 가 트위터에서 극찬받던 거에 비해 내 기대를 완전히… 완전히도 아니고 아예 충족시켜주지 못했기 때문에 좀 많이 실망한 상태였는데 그 당시에 <놉> 도 함께 상영하고 있단 걸 알아서 아 차라리 이거 볼걸! 마인드로 9월을 기다렸었다
왜냐면 KT멤버십 VIP면 한달에 롯.시 영화표를 공짜로 주거든요
근데 롯.시에서 놉 다 내려서 그냥 메가박스 갓어요 ^ ^ 어쨌거나.
원래는 대강 팜플릿이라도 읽고 가는데 요새 영화관에 팜플릿이 잘 안 보이기도 하고, 뭔가 찾아보는 순간에 스포를 당할 거 같아서 (...) 헌트도 놉도 전~혀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갔다. 헌트는 그냥 대통령 암살 관련 내용이겠거니, 놉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근데 뭐 조던 필이 만들었으니까 재밌겠거니……
왜냐면 제가 <어스>를 정말정말 재밌게 봤기 때문에.
사방팔방 영업하고 나 혼자서도 세 번씩 혼자 보고 다른 사람이랑 두 번 같이 보고 했음. 재밌어요…
<겟 아웃>은 대여로 보다가 중간에 끊기긴 했지만(귀찮아서) 그것도 나름 재밌게 봤었고 해서…… 마음속의 신뢰, 유대, 믿음, 이란 것이 잇엇다.
지금 이동진씨 시사회 후기랑 같이 보는데 이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가 생각보다 엄청 많았던 모양이라…
그런 오마주나 미장센 같은 거 하~나도 몰랐는데도(ㅋㅋㅋ;) 괜찮게 봤던 걸 보면 무식한 사람에게도 괜찮을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솔직히 감상평이라기엔… 영화를 안 본 사람에겐 무엇 하나 얘기하면 안 될 정도로 이것저것 중요한 포인트 같다고 느껴서 그냥 두서없이 와라락 적어놓자면 ▼ 아래로 영화 내용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갈겨놨습니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에 쿠키는 없는데 사진은 하나 나와요. 보실 분은 크레딧 다 끝나고 보고 가세요.
제가 어린 시절 특히 재밌게 본… 기억에 남는 영화를 꼽아보라면 <우주전쟁> 이랑 <맨 인 블랙> 인데요.
아버지가 영화광… 이라기보다 영화를 좋아하시는데 일단 CGV OCN같은 채널 다 돌면서 뭐 볼 거 있나 설렁설렁 보시고 그걸 보고 또 보고 새로운 거 있으면 또 보고 젊은 시절엔 영화관도 뺀질나게 드나드시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었던지라 저도 자연스럽게 어릴 때 영화 몇개쯤 주워 보고 자랐답니다.
어린애한테 <우주전쟁> 같은 거 보여줘도 됨? 하여튼 그때 뿌리깊게 박힌 기억 덕택인지 저는 좀 우주인……이라기보다 약간 저항할 수 없는 강한 힘, 자빠지는 인간들, 으아악, 이런 걸 좋아하는데요.
우주전쟁 짤 중 하나입니다. <놉> 보신 분들이면 왜 제가 이 영화를 재밌게 봤다는지 이해를 하실 듯...
하튼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하나. COC 좋아하는 사람도 <놉> 좋아하려나, 그런 오타쿠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걸 좋아해요. 윗줄에서도 얘기했지만 저항할 수 없는 거대한 힘. 약한 인간들이 뭉쳐서 머리 쓰면서 어떻게든 해 보려고 들고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절박함. 긴장감. 그리고 인간 좀 잡아먹히고 터지는 으아아악 호러쇼. 그래서 재난 영화도 좀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렇네요. 좀 신파. 조던 필 영화는 좀 신파같은 구석이 있달까 가족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스> 가 워낙 인상에 깊게 박혀 있어서 그런가 후반부 가서는 음~ 이 감독 이런 거 보여주는 걸 좋아하나~ 하고 생각했음.
그리고 BGM이랑 공간활용 잘 하는 게 좋았네요. <어스>에서도 맨 처음을 TV 화면과 성경 구절, 테마파크로 시작하는데 <놉>도 비슷한 구성이라 이게 이 감독의 시그니처 느낌으로 자리잡아도 재밌을 것 같단 생각을 했음. 성경 구절 들어가는 거… 솔직히 너무 오타쿠같고 좋다……
그리고 세트장 진짜 좋아요 그 외국의 '파크' 스러운데 어딘가 인위적인 공간
뭔가 이것저것 생각한 게 있었는데 중간에 오~ 거대생물 짱인데~ 라는 생각이 든 순간 모든 것을 잊어버림
개인적으로 침팬지 씬 강렬하고 진짜 좋았는데 뭐라 설명할 구석이 없네. 적당히 잔인하고 끔찍하게 공포스럽고 연출 모두가 좋았읍니다. 짱! ^ ^ 아 그냥 고어호러쇼도 아니고 뭔가 보여드리겠습니다 짜잔~ 하고 펼쳐지는 그런 상황들을 좋아해요……
그냥 무작정 냅다 점프스케어로 놀래키고 악령 들린 어쩌구 제삿밥이 어쩌구 신성한 의식 어쩌구 하는 공포영화들을 전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영화 전반적으로 점프스케어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고 (딱! 한번 화들짝 놀람) 혼자서 봤기 때문에 중후반부에선 좀 쫄아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못 볼 정도는 아닌 그런 공포감을 갖고 있었네요.
조던 필 영화는 사실 서양 영화 전반에서 쓰이는 '공포' 가 아니라 '스릴러' 쪽에 더 가깝다고 보기 때문에.
그니까 뭐랄까... <애나벨>이 아니라 <테이큰1>인 거죠.
그래서 재밌는 걸지도 모른다.
쓸데없는 사족이지만 점프스케어와 주술과 악령과 귀신으로 놀래키는 공포영화보단 차라리 쏘우같은 게 더 좋다고 생각을 해요.
이동진 씨 시사회 후기가 재밌네요. 그쪽도 꼭 보세요... https://www.fmkorea.com/4915504711
은유하는 바가 생각보다 훨씬 더 많아서 놀라움. 트위터에서 본 후기로는 마지막에 남매가 입었던 주황색, 초록색 옷이 영화에서는 CG그래픽으로 처리되어서 지워지는 부분을 시사한다던데 이것 외에도 이것저것 숨겨둔 요소가 많은 거 같아서... 해석을 보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영화!? 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어스도 꼭 보시고... 어스 또 봐야지...
크레딧 다 내려가면 나오는 사진.